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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쟁 2라운드: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칩셋 경쟁의 서막
Sep 8, 2025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 산업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성장의 중심에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진 기업, 바로 엔비디아(NVIDIA)가 있었습니다. 2022년 말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열풍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필수적인 인프라로 만들었고,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며 그야말로 '철옹성'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승자는 없듯,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AI 전쟁 2라운드'의 서막이 화려하게 올랐습니다.
1. 도전자들의 반격: AMD와 인텔의 추격
엔비디아가 시장을 독점하는 동안 경쟁사들은 조용히 칼을 갈아왔습니다. 오랜 라이벌인 AMD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 GPU에 대항하는 MI300X를 출시하며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MI300X는 GPU와 CPU를 하나로 결합한 APU(가속처리장치) 구조를 채택해 전력 효율성을 높였으며,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용량을 엔비디아 H100보다 2.4배 늘려 거대 언어 모델(LLM) 구동에 최적화된 성능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엔비디아의 강력한 독점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CUDA'에 맞서 ROCm(라데온 오픈 컴퓨트 플랫폼)을 강화하며 오픈소스 기반의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엔비디아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반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강자인 인텔은 엔비디아와는 다른 전략으로 AI 반도체 시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용 AI 칩인 가우디(Gaudi) 시리즈를 통해 '가성비'를 앞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가우디 2는 H100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며, 클라우드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텔은 가우디 3를 통해 성능을 더욱 끌어올려 엔비디아의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움직임
칩셋 제조사들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투자를 진행하는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의 높은 가격 정책과 공급망 이슈에 대한 대응이자,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인프라를 내재화하려는 전략입니다.
구글은 이미 오래전부터 AI 가속기인 TPU(텐서 처리 장치)를 자체 개발하여 자사의 검색, 유튜브, 구글 클라우드 등 핵심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사업(AWS)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론 전용 칩인 인퍼런시아(Inferentia)와 학습 전용 칩인 트레이니엄(Trainium)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 모델 학습 및 추론에 특화된 칩인 마이아(Maia)를 개발하며 AI 인프라 자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체 칩 개발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AI 시대에 필수적인 컴퓨팅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고 최적화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3.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미래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비용 효율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독주는 CUDA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쟁사들은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오픈소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결국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는 막을 내리고, AMD, 인텔, 그리고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면서 AI 산업은 더욱 빠르게 진화할 것입니다.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